처음! 그 서툶과 설렘 > 덕수마당

본문 바로가기

덕수마당

처음! 그 서툶과 설렘

profile_image
주관리자
2024-10-29 15:06 165 1 3 0

본문

류미영 78(신구대 겸임교수, 동문멘토링ETF 1기 멘토)


첫 만남, 첫사랑, 첫 키스, 첫눈, . . .

처음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설렘과 신선함을 가지고 있다.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모 배우가 제 인생에 단 한번밖에 받을 수 없는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는 소감을 이야기했던 것이 떠오른다.

 

인생의 여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처음"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배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는 설렘과 서툶을 동시에 느낀다. 이러한 처음의 경험은 때로는 불안과 긴장감을 동반하지만, 처음 이야말로 우리에게 특별한 가치와 배움을 제공하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초보자의 마음(Beginner's Mind)"이라는 개념은 처음 무언가를 접할 때 우리가 가지는 순수한 호기심과 열린 마음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주로 동양 철학, 특히 선불교(Zen Buddhism)에서 유래되었으며, 처음이 주는 순수한 관점을 소중히 여기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초보자의 마음은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증진시키며, 스트레스에 덜 민감해지게 한다. 경험이 쌓일수록 사람들은 경직되고 고정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는 반면, 처음 겪는 상황에서 우리는 더 열린 사고를 하고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카롤 두웩(Carol Dweck)의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이론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실패나 서투름을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로 받아들이며, 처음 겪는 상황에서도 긍정적 태도로 도전한다. 이처럼, 처음의 서툶은 성장을 위한 중요한 자양분이 되며, 우리는 처음의 불확실함 속에서 창의성과 학습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처음 무언가를 경험할 때 느끼는 설렘은 단순한 감정 이상의 생리적 반응을 동반한다.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할 때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도파민은 우리가 보상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고, 설렘과 동기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느끼는 설렘은 이러한 도파민의 작용으로 인해 더 강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처음의 경험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우리는 더 큰 기대와 흥분을 느끼게 되고, 이는 우리의 집중력과 창의성을 자극한다. 처음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자 노력하게 되는데, 이는 학습 효율을 높이고, 더 깊은 성취감을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심리적 기제이다.

 

처음에 서툴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알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의 사회 학습 이론(Social Learning Theory)에서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서툴지만, 관찰과 반복을 통해 점차 능숙해진다고 설명하며, 이때 중요한 것은 반복적인 시도와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과정이다. 이때 느끼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란 개념은 서툴더라도 지속적인 시도를 통해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서툴다는 것은 불완전함을 의미하지만, 이는 곧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서툰 첫 경험에서 사람은 많은 실수를 하지만, 그 실수는 결국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자원이 된다. 실수와 실패가 오히려 창의적 문제 해결과 개인적 성장을 촉진하며, 오히려 처음의 서툶은 우리의 성장과 학습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자양분이 된다.

 

처음 경험한 것이 우리의 기억 속에 더 강하게 남는 초두 효과(Primacy Effect)는 특히 감정적 경험에서 두드러진다. 처음의 서툴고 설레는 경험은 더 강렬하게 기억되며, 시간이 지나도 그 기억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처음의 감정적 경험이 우리의 뇌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이는 미래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는 처음의 설렘을 떠올리며, 그 당시의 감정을 다시금 되새기며 더 나은 결정을 내리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 지지 않는 첫사랑의 경험은 그 자체로 설렘과 서투름이 혼재된 순간일 것이다. 첫사랑은 우리가 처음으로 강한 감정을 경험하는 순간으로, 그 감정의 깊이는 초두 효과로 인해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는다. 비록 그 사랑이 서툴고 미숙하게 끝날 수 있더라도, 그 감정은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감정적으로 성숙하게 되는 중요한 경험이 된다. 그래서, 첫사랑의 설렘은 시간이 지나도 그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따뜻한 감정으로 남는 것이다.

 

이처럼 처음의 서툶과 설렘은 단순한 감정 이상의 중요한 심리적 현상이다. 초보자의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파민의 분비로 설렘을 느끼며, 서툶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처음의 경험은 우리 삶에서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된다. 처음이기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은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 남으며, 그것은 곧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처음의 설렘을 소중히 여기고, 서투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풍부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여기의 삶 속에서 처음의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첫 경험의 기회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그 순간을 맘껏 누려 보기를. . .


류미영 78(신구대 겸임교수, 동문멘토링ETF 1기 멘토)


4d95de0015cf64e7153447148bbd27f2_1730189133_9389.jpg
 


3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1

서원식(78)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원식(78)
2024-10-31 11:04
모든 일, 모든 것들을 처음 대할때
우리가 느껴보는 생각들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