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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소식

ETF멘토링 대법원 탐방기- 정의의 전당에서 꿈을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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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천(73)
2025-08-11 20:20 48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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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과 5일, 덕수고등학교의 멘토링 프로그램 ETF(Exploring The Future)의 일환으로 1·2학년 재학생 50여 명과 졸업생 멘토 10여 명이 2개 팀으로 나누어 대한민국 대법원을 탐방했다. 이번 일정에는 특별히 덕수고 62회 졸업생이자 전 대법관이신 조재연 선배님이 동행해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해주셨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건물은 멀리서도 위엄이 느껴졌다. 넓은 광장과 높은 기둥, 대리석 계단이 차가운 빛을 내며 우리를 맞았다. “이곳이 우리나라 사법부의 최정상, 대법원이구나!”라는 생각에 다들 조금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법원 직원의 인솔로 법원 전시관에서 우리나라 헌법의 발달 과정을 소개 받았다. 대법정 방청석에 앉아 판사석, 검찰석, 변호인석, 증인석의 위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책이나 뉴스에서만 보던 ‘법정’이 훨씬 생생하게 다가왔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마치 드라마 촬영장 같아”라는 말이 나왔고, 누군가는 “내가 변호사가 돼서 이 자리에 서면 어떨까?”라며 속삭였다. 학생들은 대법정의 엄정한 분위기에 눌린 듯 조용하게 직원의 설명을 경청했다. 13자리나 되는 대법관 자리 양 옆으로는 두 세 좌석을 더 놓을 수 있는 빈 공간이 있고, 대법정 입구에는 아무것도 새기지 않은 빈 표석이 있다. 안내자의 설명으로는 통일을 대비하여 더 많은 수의 대법관을 모시기 위해서, 더 높은 정의의 문구를 새기기 위해 비워 놓은 것이라 한다. 통일 국가를 위한 법원의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대법정 입구에는 천칭 저울과 법문을 든 '정의의 여신' 상이 높은 곳에서 내려보고 있다. "왜, 정의의 여신, 자유의 여신 등 상징적인 조각상은 모두 여성일까요?" 누군가 조재연 선배에게 물었다. 특유의 차분하고 묵직한 목소리로 선배님은 답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아프로디테나 아테네나 서양 신화에서는 여신의 이야기가 많잖아요. 현대 법원이 서양에서 발달했으니 아무래도 그리스 신화 영향이 클 겁니다."  우문에 현답이다.


이후 조재연 전 대법관님과 간담회가 이어졌다. 선배님은 “법은 사람을 위한 것이고, 정의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작은 고민과 선택이 쌓여 정의가 된다.”는 말씀으로 이야기를 열었다. 한 학생이 “판사가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라고 묻자, 선배님은 잠시 생각한 뒤 “법률 지식만이 전부가 아니다. 세상을 보는 눈,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먼저다.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세상을 넓게 보라.”고 답하셨다.
 

견학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을 때, 한 친구가 “우리 중에 미래의 대법관이 나올 수도 있겠다.”라고 농담을 던지자 다들 웃었지만, 그 말이 완전히 농담 만은 아니다. 이날의 경험은 후배들 마음속에 ‘정의롭고 바른 길’에 대한 새로운 꿈의 씨앗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대법원을 나서며, 학생들은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더 큰 세상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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