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63회) 현대스위스저축은행회장 유상증자 성공(경영권이전및 지분율 6%대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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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현수기자]
[총 2375억 규모 유상증자 참여…일본계 자금의 국내 저축은행 진출 잇따라]
지난해 5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요구를 받았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이 일본계 금융사로 넘어갔지만 그동안 제기됐던 재무건전성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 총 23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고 6일 밝혔다. 유상증자에는 일본 SBI 그룹이 참여한다. SBI는 현대스위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에 각각 1941억원, 434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SBI는 80여개의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지주사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중국, 홍콩, 싱가포르, 영국 등 20여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총자산은 24조원으로 일본 최대의 투자금융그룹이다. SBI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유상증자를 위해 미즈호코퍼레이트뱅크 서울지점에 투자자금의 일부인 170억원을 예치해둔 상황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해 5월 경영개선요구와 함께 꾸준히 외자유치에 나섰다. 당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에 그치며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1년 동안 BIS 비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최대 영업정지도 당할 수 있는 위기였다.
SBI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지분 20.9%를 확보한 SBI파이낸스코리아의 지주사로, 지난해부터 줄곧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유상증자 협의를 해왔다. 당초 지난해 8~9월경 유상증자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져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감독당국에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하며 유상증자도 급물살을 탔다.
SBI는 오는 13일 금융위원회에 주식취득승인 신청을 낼 예정이다. 3월로 예정된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승인을 받으면 오는 3월25일부터 이틀 동안 납입이 이뤄진다. 유상증자 절차를 마무리할 경우 SBI의 지분율은 89% 가량으로 치솟는다. 기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최대주주였던 김광진 회장의 지분율은 6%대로 떨어진다.
지난해 9월말 기준 1.81%까지 떨어졌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BIS비율(자회사 연결기준)도 7% 이상으로 올라가며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한다. 경영권을 확보한 SBI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함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자회사들도 모두 거느리게 된다. SBI는 금융위의 승인과 함께 경영진 선임 등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되면 SBI는 재무적 투자자에서 직접 경영체제로 전환하게 된다"며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일하게 외자유치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돼 명실상부한 업계 1위 우량저축은행으로 거듭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SBI가 현대스위저축은행의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일본계 자금의 국내 저축은행업계 유입도 더욱 활발해지게 됐다. 실제로 일본의 J트러스트는 지난해 퇴출당했던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에는 일본 오릭스그룹이 푸른저축은행의 계열사인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머니투데이 정현수기자 gust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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