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영(초단,3년) 황룡사쌍등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4연승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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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황룡사쌍등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깜짝 4연승
‘잘 싸웠다.’
한국바둑 여류대표팀의 막내 김채영 초단이 지난 24일 벌어진 황룡사쌍등배 제5국에서 중국의 위즈잉(於之瑩) 2단에게 아쉽게 패하며 5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초반 4연승의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의 황룡사쌍등배 첫 우승의 교두보를 놓았다.
김 초단은 제1국에서 중국의 쑹룽후이(宋容慧) 5단을 꺾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한국의 피가 흐르는 재중동포 쑹룽후이 5단은 중국이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꺼내든 회심의 카드. 하지만 세계대회에 첫 출전한 한국의 ‘비밀 병기’ 김 초단에게 맥없이 나가떨어졌다. 분위기를 탄 김 초단은 제2국에서 일본의 오사와 나루미 4단, 제3국에서 중국의 천이밍(陳一鳴) 2단, 제4국에서 이시이 아카네 2단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우승을 향한 초반 흐름을 한국 쪽으로 돌려놓았다. 당초 기대하지 않은 연승행진이었다.
김 초단의 활약 덕에 한국팀은 남은 선수들로 오더를 짜는 데 상당한 여유를 갖게 됐다. 한·중·일 3국이 5명씩 팀을 이뤄 벌이는 단체전에서 한국은 이제 1장의 카드만 더 쓰면 1회전을 마칠 수 있다. 우승국이 가려지는 2회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바둑계는 김 초단의 5연승 실패에 대한 아쉬움보다 되레 ‘김 초단 한 명이 지난해 드림팀 전체보다 낫다’고 칭찬한다. 지난해 한국은 ‘여전사’ 박지은 9단을 비롯, 최정·김혜민·이슬아·박지연 등 최강의 드림팀이 출전하고도 1승조차 거두지 못하며 중국에 우승을 내줬기에 김 초단의 선전은 한국여류바둑의 숨통을 틔워준 쾌거라는 평가다.
한편 김 초단은 중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 자신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고 큰 부담도 없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필승의 각오로 이곳에 왔다”고 선수단 전체의 강한 투지를 전했다.
스포츠 경향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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