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설계할 때..korea times 기고문 [김효준(덕수63회) 29대 전 총동창회장] > 동문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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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동정

한독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설계할 때..korea times 기고문 [김효준(덕수63회) 29대 전 총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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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리자
15시간 21분전 112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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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호와 신뢰를 넘어 미래를 함께 만드는 전략적 동반자로

                                              김 효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방한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한국과 독일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킬 중요한 계기다. 1883년 조독통상조약 체결 이후 143년 동안 양국은 정치경〮제문〮화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뢰를 쌓아왔다. 이제는 이러한 역사적 자산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30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논의할 때다.

나는 30여 년간 BMW Group에서 일하며 독일의 기술력과 장기적 경영철학, 한국의 역동성과 실행력이 결합할 때 얼마나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 경험했다. 또한 지난 3년간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학술문〮화청〮소년 교류가 양국 관계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반임을 확인했다.

오늘날 한국과 독일은 서로 다른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유사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양국 모두 제조업과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으나 미중 전략경쟁,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공급망 재편, 에너지 전환 등은 기존 성장방식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러시아 군사협력은 유럽과 동아시아의 안보가 더 이상 별개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독관계는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경제안보와 기술혁신, 국제질서의 안정에 공동으로 기여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지난 9월 독일 애쉬본에서 개최된 제24차 한독포럼에서도 이러한 방향이 제시되었다. 양국의 정치경〮제학〮계시〮민사회 대표들은 규칙 기반 국제질서와 민주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전략적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경제안보와 공급망 회복력, 의료 AI, 방위산업 등 구체적인 협력과제를 제안했다. 이제는 이러한 논의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

양국의 산업적 강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독일은 정밀기계, 산업자동화, 소재 부품과 강력한 중견기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디지털 기술과 빠른 사업화 역량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양국의 강점은 상호 보완적이다. 앞으로는 상품교역과 개별기업의 투자를 넘어 공동 연구개발, 기술표준 협력, 제3국 공동진출, 산업AI와 스마트 제조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독일의 미텔슈탄트(Mittelstand)와 한국 중견중〮소기업 간의 협력은 새로운 성장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나는 지난 9월 한독포럼에서 양국 주요 기업의 오너와 CEO들이 참여하는 가칭 ‘서울-베를린 비즈니스 포럼’ 창설을 제안했다. 참석자들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아 연례 경제포럼 창설이 공식 정책건의서에 포함되었다. 기존 한독포럼이 폭넓은 정책대화의 장이라면, 새로운 비즈니스 포럼은 기업이 주도하는 실행의 장이 되어야 한다. 정부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고 민간은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인재교류를 한독관계의 핵심 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번 애쉬본 한독포럼과 병행하여 개최된 제14차 한독쥬니어포럼에는 양국 청년 5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AI시대의 기술주권, 경제안보, 디지털 민주주의, 기후기술, 문화교류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했다. 특히 산업 AI와 공급망 조기경보체계, 청년 전문인력의 공동훈련 등은 기성세대의 논의와도 맞닿아 있었다. 미래세대는 단순한 교류프로그램의 수혜자가 아니라 양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실질적인 파트너인 것이다.

ADeKo 이사장 재임 중 특히 관심을 기울였던 사업도 Youth Exchange Program이었다. 양국 고등학생들이 서로의 학교와 가정을 교차 방문하고 함께 공부하며 생활하는 프로그램으로, 서울에서 시작하여 전국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연간 1,000명 규모의 교류를 목표로 추진해 왔다. 청소년 시절 형성된 우정과 상호이해는 20~30년 후 양국의 기업, 정부, 학계와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독일의 이원화 직업교육제도인 Ausbildung 역시 협력의 좋은 모델이다. 학교교육과 기업 현장훈련을 결합하는 독일의 경험에 한국의 디지털 기술과 산업현장 역량을 접목하여, 스마트 제조와 AI분야의 공동 직업훈련 및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기업을 넘어 시민사회와 문화교류의 기반을 넓혀야 한다.

한독관계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민간기관과 개인의 헌신이 있었다. 한독협회, 한독상공회의소, ADeKo, 대학과 연구기관, 문화단체 등은 양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제는 이러한 활동이 특정 행사나 개인의 열정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기관 간 협력과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오는 11월 2일 창립 70주년을 맞는 한독협회의 기념행사에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2026년 이미륵 상을 수상한다. 이는 양국 관계의 중요한 자산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쌓아온 신뢰임을 일깨워준다. 독일에서 활동한 한국인 작가 이미륵이 문학을 통해 두 문화를 연결했듯이, 오늘날에도 교육학〮술문〮화청〮소년 교류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깊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정부간 정상회담은 협력의 방향을 제시하지만, 이를 지속적인 성과로 만드는 것은 기업과 연구기관, 교육기관, 시민사회의 몫이다. 전략적 협력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례적인 대화와 공동 프로젝트, 인재교류를 뒷받침하는 실행체계가 필요하다. 메르츠 총리의 방한과 한독협회 70주년이 양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의 한독관계는 얼마나 많은 상품을 교역했는가뿐 아니라, 무엇을 함께 창조했으며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미래를 준비했는가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지난 시간의 굳은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 30년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이유이다.

김효준은 미래컨설팅그룹 회장, 연세대 경영대학 특임교수, 한독협회 부회장, 前 한독상공회의소 회장

前 BMW Group Korea 회장, 前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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