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회 덕수 산우회 기행문(500차 산행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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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차 산행, 28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며 쌓아온 우리의 탑입니다.
5년 차에 100차 산행을 하며 다짐했지만, 그때는 조금 미덥지 못한 회차였습니다.
28년 전, 한기환 전 회장의 산우회 발기 제안에 선뜻 응하며 백기문, 최대호 산악 대장을 선두로 출발한 51회 덕수 산우회가 이렇게까지 성황을 이루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50대 초반에 시작하여, 높은 산과 험한 산을 마다하지 않고 힘들고 지칠 때도 포기하지 않으며 넘었던 산들... 설악산, 지리산, 대둔산, 주왕산, 계방산, 선인봉까지 420여 개의 봉우리를 넘었습니다. 이제 우리 친구들 모두 팔순을 넘겼으니, 그동안의 여정을 자부해도 충분합니다.
세세한 기억의 조각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합니다. 한 평도 안 되는 봉정암 쪽방에서 29명이 새우잠을 자고, 다음 날 정오에는 오색 설악동을 경유한 제2팀(67명)과 양폭산장 계곡에서 합류했던 날, 그날 계곡물에 땀을 씻으며 서로의 건재함을 축하했죠. 신지도 앞바다에서 태풍을 맞았던 일, 잠시 후 태풍의 중심부까지 통과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달마산에서 길을 잘못 들어 배고프고 목마르던 일, 계방산 눈밭에서 눈을 맞으며 손발이 얼었지만 꿀맛 같던 도시락을 나눠 먹었던 일, 그리고 지리산을 넘고 버스에 탔을 때 친구들의 땀 냄새가 코를 괴롭혔던 그 날들까지......
이렇게 우리는 끈끈한 우정과 함께 건강까지 덤으로 챙겼습니다.
이제 우리는 몇 회차를 목표로 해야 할까요? 550차? 600차? (연 10회 산행 기준)
그동안 산행을 같이 했었으나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들의 명복을 빌어 봅니다. 또한, 많은 친구들이 여기저기 아프고 걷기도 힘들어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번 500차 산행에 50명 가까이 함께하여 행복했습니다.
이제 최종 목표를 600회로 정하고, 3명만 모여도 옛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산행을 즐기려 합니다.
우리 오랜 친구들, 모두 화이팅! 덕수인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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